시골쥐와 도시쥐

다음은?

최근 두달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어찌저찌 긴 취준과 예비창업의 시간을 끝내고,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의 작은 스타트업에 합류했다. 도시로 향하는 설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도시쥐가 되어보니 치즈의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곳은 내가 가진 현재의 기술력으로도 충분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하지만 그게 문제였다.

마치 "이 정도면 충분해"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안주해도 된다는 메시지처럼 들려왔다. 기술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스스로 더 나아갈 동력이 부족한 환경이었다.

그래서 다시 길을 나섰다. 이번에는 더 신중하게. 그리고 운이 좋게도 두 곳에서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하나는 또 다른 도시의 길이었고, 다른 하나는 고향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정말 많은 밤을 고민했다.

두 곳 모두 채용 과정에서 내가 을 할 포지션과 도전할 과제가 명확했다. 어떤 회사를 가더라도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는 충분히 이어갈 수 있었다. 특히 이번에 선택한 곳은 이전 회사보다 내가 원하는 것들을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고민하다 보니 중요한 깨달음이 생겼다.

내가 성장하려면 회사에서의 업무뿐만 아니라 회사 밖의 시간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새벽에 혼자 글을 읽고 정리하고, 주말에 사이드 프로젝트를 만들며 새로운 기술을 공부하는 시간들. 이런 자기 주도적 학습이 나를 더 성장시킬 것이다.

그렇다면 두 곳 중 어느 환경이 회사 밖의 시간을 더 효율적이고 깊이 있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지금은 온라인 강의, 여러 오픈소스, 개발 커뮤니티, AI까지. 자기 주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그 어느 때보다 많아진 시대다. 과거 이런 환경이 좋지 않았던 시절에도 많은 시니어 개발자들은 스스로 길을 만들고 학습하며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그보다 훨씬 좋은 환경을 가진 지금, 나 역시 회사에서 배우는 것과 더불어 스스로 성장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그렇게 결국 나는 시골쥐로서의 복귀를 택했다.

나에게 현재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자기 주도적 성장을 위한 환경이었다. 어차피 회사에서는 주어진 '일'에 집중할 것이다. 그렇다면 고된 학습과 도전을 포기하지 않도록 나를 지탱해 줄 심리적인 요소가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26년간 시골쥐로 살아온 나에게는 고향 부산의 환경이 더 맞았다. 도시의 화려함보다, 가족과 친구들이 주는 정신적인 안정감이 필요했다.

이번 선택은 뒤로 물러서는 게 아니라,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비다. 시골쥐는 시골쥐다운 방식으로, 자신만의 속도로, 스스로 길을 만들어 가며 성장해 나가면 된다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