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외주 회고

어느 날, 아는 친구를 통해 외주 제안이 들어왔다. 지인이 빠른 시일 내에 동작하는 MVP 앱을 만들 팀을 찾고 있다는 것이었다. 마침 창업을 준비하며 매일 얼굴을 보던 팀원들과 함께 이 제안을 검토했고, 실전 경험과 운영 자금을 마련할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도전을 수락했다.

우리의 세상에서 고객의 세상으로

지금까지의 개발은 언제나 우리 팀의 성장을 목표로 했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보는 토이 프로젝트나, 수상을 목표로 한 공모전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외주는 처음으로 명확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완전히 다른 규칙이 적용되는 세계였다. 기술적인 구현 자체는 익숙한 범위 내에 있었지만, 진짜 문제는 코드 에디터 바깥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술보다 어려웠던 '사람'

가장 큰 난관은 팀 내부의 소통이었다. 특히 기획을 담당한 PM과 다른 팀원들 간의 마찰이 컸다.

물론 PM에게만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돌이켜보면 우리에게도 소통에 미숙한 점이 있었다. 기술적인 제약을 사업적인 언어로 설명하지 못했고, 때로는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우리가 가장 힘들었던 점은, PM이 우리 팀의 일원이라기보다는 마치 클라이언트의 대변인처럼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현실에 맞게 조율하고 구체화하기보다, 그들의 말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 더 집중하는 듯했다. 그 과정에서 문서화는 생략되기 일쑤였고, 이는 우리 편에서 함께 문제를 풀어갈 중추적인 방패막이가 없다는 느낌, 그것이 우리를 가장 지치게 했다.

깨진 소통 속에서 내가 한 시도

솔직히 말해, 우리는 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몇 번의 회의가 있었지만, 각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소통 방식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프로젝트는 앞으로 나아가야 했고, 답답한 마음에 내가 먼저 움직여보기로 했다.

팀 전체의 방식을 바꾸는 거창한 시도 대신, 내 주변의 작업 흐름부터 개선하고자 했다. 모호한 요구사항을 받으면, 디자이너를 도와 함께 구체적인 시안을 만들었다. 그 시안을 바탕으로 필요한 작업 목록을 통해 백엔드 개발자와 함께 공유하며 다음 작업 방향을 논의했다.

이런 작은 시도가 팀의 문화를 극적으로 바꾸지는 못했다. 하지만 적어도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부분에서는, 불필요한 재작업과 감정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혼란 속에서 찾아낸 나만의 작은 돌파구였다.

마침표, 그리고 새로운 시작

프로젝트는 기한 내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완벽한 팀워크를 경험하진 못했다. 하지만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주도적으로 명확성을 만들고 일을 진행시키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막연한 요구사항을 구체적인 작업으로 정의하고, 정해진 절차가 없을 때 동료와 직접 소통하며 대안을 만들어나가는 경험. 이 쓰지만 값진 경험은 기술적인 성취만큼이나 큰 의미가 있었다. 앞으로 내가 어떤 팀에서든 더 나은 동료로 성장하는 데 튼튼한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